[스포 많습니다. 주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솔직 후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음... "산왕공고와의 농구 경기 장면은 정말 멋집니다만 경기 중간중간 다수 삽입된 과거 회상(flashback) 장면들은... 글쎄요."입니다. 지인 중 한 분으로부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 보는 중에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듣고 설 연휴에 바로 달려가 관람을 했는데요.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는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B+ 정도? 즉 '볼만하다' 정도의 평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산왕공고와의 농구 경기 장면들... 정말 훌륭합니다. 원작 만화를 그렸고 금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감독을 맡은 이노우에 다케히코. 이 분은 도대체 어떻게... 농구에 대한 이렇게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계신 걸까요? 경기 중간 선수들의 심리에 대한 묘사와 그 detail... 정말 대단합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농구 경기를 실제로 관람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니 그 이상입니다. 미생을 통해서 보여줬던 윤태호 작가의 직장생활에 대한 통찰력에 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리 묘사 뿐만아니라 선수들의 움직임에 대한 detail 도 대단합니다.
송태섭이 드리블 치고 나가는 장면,
서태웅이 슛하는 장면,
강백호가 리바운드하는 장면,
정대만이 불꽃 슛을 작렬하는 장면,
채치수가 덩크하는 장면들... 모두 실제 농구 경기를 보고 있는 듯한, 아니 거기에 더욱 detail 한 묘사들과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결합되기 때문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중간중간 계속 삽입되는 회상 장면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 분량이 조금 과도한 것 같고 아주 매력적이지도 않습니다. Too many flashbacks(플래시백)이라 할까요?
플래시백
과거의 회상을 나타내는 장면 혹은 그 기법. 현재 시제로 진행하는 영화에서 추억이나 회상 등 과거에 일어난 일을 묘사할 경우 이 장면을 플래시백이라고 한다. 플래시백은 현재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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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포인트가드 송태섭입니다. 좌충우돌 풋내기, 우리의 귀여운 말썽꾼, 엄청난 잠재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강백호가 아니지요. 아시다시피 강백호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이기에 우리는 예전 슬램덩크 만화를 보면서 빠져들었고 몰입했었습니다.
그러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송태섭 캐릭터는 아주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더 엄밀히 말씀 드리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그렇게 많은 분량을 할애할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는거죠. 어느 정도까지만 touch 했었어야 했는데 flashback을 통해서 보여주는 송태섭의 스토리가 다소 과도합니다. 멋진 농구 경기 장면의 흐름에 약간의 방해가 되는 정도라고 할까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송태섭은 오키나와에서 태어났습니다. 송태섭 스토리의 시작은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발군의 촉망받는 농구선수였던 형의 죽음으로 시작됩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송태섭. 그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그 사람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면서... 송태섭은 성장하게 되는데요.
그런 스토리다보니 기본적으로 짙은 슬픔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뭐랄까 일본 영화에서 가끔 느껴지는 음... 약간의 답답함? 인물 간에 서로의 감정을 절대 함부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대화 없이 상황을 전달하는 scene 들... 이런 장면들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어떤 정서를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는 그런... 고구마 같은 scene 들 ㅋㅋㅋ 아시겠어요? ㅋㅋ 영화 전문가가 아닌지라 뭐라고 딱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다시 스펙타클한 산왕공고와의 농구 경기 장면을 더 말씀 드리면...
농구의 기본적인 속성, 일대일 대결을 묘사하면서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즉 서태웅과 정우성의 에이스 대결, 송태섭과 이명헌의 가드 대결, 채치수와 신현철의 센터 대결 등이지요. 북산의 멤버들이 같은 포지션의 산왕 멤버들을 맞닥뜨리면서 시련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개됩니다. 운동을 조금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강한 상대에 맞서 자신의 모든 것(체력과 기술 그리고 지략)을 동원해 상대방을 꺾었을 때 느끼는 쾌감... 정말 대단하지요.
일대일 대결에 이어 서태웅과 강백호의 패스 플레이, 정대만의 연속 3점 불꽃 슛, 흡사 데니스 로드맨 같은 강백호의 리바운드 지배 등이 묘사됩니다. 그리고 대단원의 마지막, 서태웅과 강백호의 하이파이브 장면은 명불... 더 이상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Too much spoiler 네요. 여러가지 묘사 중 굳이 한 가지 흠을 잡자면 산왕공고 가드 이명현과 에이스 정우성이 너무 똑 같이 생겨서 구분하기 좀 어려웠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같은 사람인 줄 아실 듯 ㅋ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분명 볼만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입니다. 영상의 퀄리티에도 상당한 공을 기울였기 때문에 슬램덩크 TV 애니메이션과는 비교가 되지 않으며 음악도 상당한 수준인 듯합니다. 산왕공고와의 농구 경기 장면에서는 실제 농구 경기보다 더 몰입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다만... 다소 과하게 많은 flashback(회상) 장면들과 송태섭의 슬픈 가정사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며 때때로 농구 경기의 흐름을 끊습니다.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롯데시네마 용산에서 봤는데요. 매번 드는 생각입니다만 이렇게 사람이 없어도 극장이 운영될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제가 관람한 저녁 7시 30분 회의 다음 회가 저녁 10시 5분이었는데요. 222석 중 190석이 남아 있더군요. 아... 여러분! 롯데시네마 용산 괜찮습니다. 차만 있으면 접근성도 좋아요. ㅎㅎㅎ
용산 CGV와 너무 비교되는 것 같습니다. 애용하는 극장인데 아무쪼록 관객이 조금 더 들어서 오래오래 운영되었으면 합니다. 설 연휴라서 그런지 티켓 확인도 안 하고 주차장도 완전히 무료 개방했네요. 은근 편리합니다. ㅋ
이상 더 퍼스트 슬램덩크 솔직 후기 포스팅을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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