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게 뭐야...? 큰 기대하지 않았던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의 편백숲 산책로가 의외로 극강의 치유 공간임을 이번 여행에서 발견했다. 규모를 제외하고 본다면 장성 치유의숲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무등산 국립공원의 화순 자락을 여행하시는 분들은 시간을 내서 방문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에서 숙박하시는 분들은 정문 바로 길 건너에 자리한 편백숲 산책로를 결코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은 전남 화순군 이서면 안양산로 685에 위치하고 있다. 광주에서 약 40~50분 정도 소요되며 상당히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처럼 광주에서 놀다가 밤 늦게 휴양림으로 복귀하는 경우, 길이 어둡고 꼬불꼬불하기 때문에 운전에 유의하실 필요가 있다.
편백숲 산책로는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정문과 바로 마주 보고 있다. 이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니 유의하시라.
그런데... 매표 후 입장? ㅎㅎ 순간 여기를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른 2천원, 어린이 1천원이라고 씌여 있다. 장성 치유의숲에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 ㅋ 하지만 길 건너 매표소에 물어보니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투숙객은 무료란다. "음... 그럼 그렇지" 안도하면서 입장했다.
편백숲 산책로 정문을 지나 십여 미터? 정도 올라가면 바로 깔끔한 데크길이 나타난다. 장성 치유의숲에서 봤던 익숙한 모습들이다. 조금 인위적인 면이 있어서 그렇지 걷기 편하기 때문에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약간의 장애가 있으신 분들도 approach 하기 좋다.
아니... 그런데...? 사방을 둘러보니 편백나무의 밀도, 다시 말해 빽빽함이 대단하다.
나는 "와!"하고 탄성을 내뱉으며...
"이거 장성보다 더 빽빽한거 같은데?" 라고 말했더니 식구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바로 전 날 우리가 장성 치유의숲을 둘러보고 왔기에... 어느 정도 신빙성있는 비교일 수 있겠다. ㅎ
엄청난 키의 편백나무들 사이로 오전의 햇살이 들이친다.
올해의 8월 무더위 햇살은 피하는 것이 상책. 하지만 나무 사이로 들이치는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산책로의 오전 햇살은 숲의 청량함과 잘 어우러져 축복처럼 느껴진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phytoncide)를 누리면서 막내 녀석과 와이프가 데크길을 걸어간다.
두 사람의 뒷 모습이 보기가 좋아 나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발목이 아파 산책로 초입의 벤치에 앉아 있는 첫째가 눈에 밟힌다. ㅜㅜ
관리가 너무 잘 되어 있어 순간 여기가 국유림인지 사유지인지 궁금해졌다. 분명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곳일 듯. 그렇지 않으면 이 많은 편백나무를 관리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엄청난 부자의 사유지라면 모를까...
걷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데크길 중간 중간에 벤치가 만들어져 있다. 시간 있으신 분들은 저기서 책을 읽거나 한잠 주무셔도 좋을 듯. ㅋ
한참을 걷다보니 데크길 한쪽 높은 언덕 경사로에 조성된 편백숲이 보인다. 어떻게 조성했을까 싶을 정도로 경사가 높고 나무가 빽빽해서 공간이 비좁아 보인다.
큰 비에 흙이 무너져 내려 큰 편백나무 한 그루의 뿌리가 훤하게 드러났다. 아직 정비를 못한 것을 보니 이번 장마에 그랬나보다. 약간 위험해 보이긴 했지만 뿌리가 워낙 깊고 넓게 퍼져 있어 당장 나무가 쓰러질 것 같지는 않았다.
또 한그루 그런 나무가 보인다. 다만 사람이 다니는 길 쪽이 아닌 언덕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편백나무들은 경쟁하듯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잘 자란다. 그리고 그 빽빽함이 8월의 더운 햇살을 모두 가리면서 지친 이들을 위한 극강의 치유 공간을 만들어낸다.
어느덧 우리가 선택한 코스의 마지막. 초입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는 첫째를 생각해서 30분 정도의 코스를 선택했었다. 코스의 막바지에 보니 우리가 선택한 코스의 이름이 보인다. "시가치유길"
짧은 시간에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산책로를 즐기기에 아주 적당한 코스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건 또 뭐지? 숲무대...? 시가치유길에서 벗어나 정문에 다다르기 직전, 숲무대라는 시설이 보인다.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 사이로 무대와 관객석이 보이는 것 같아 다가가 봤는데...
참... 인상적이다. 어떻게 숲무대라는 것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이 곳에서 연극이나 음악 연주 무대 혹은 콘서트를 열고 관객들이 감상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시라. ㅎㅎ 생각만해도 몸과 마음이 치유될 것 같은 느낌... 다만 무대와 관객석 중간 중간 덩치 큰 녀석들이 기둥처럼 박혀 있어 흠이라면 흠이다. ㅋ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편백숲 산책로는 국내 어느 휴양림 혹은 편백숲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아주 잘 조성된 치유 공간임에 틀림없다. 비록 축령산 전체에 걸쳐 조성된 장성 치유의숲과 비교했을 때 규모면에서는 뒤질 수 밖에 없다. 반면 30분에서 한시간 정도의 편백나무숲 산책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단지... 유료화라는 측면이 좀 걸리는 부분이다. 겨우 어른 2천원, 어린이 1천원 받으려고 유료화라는 장벽을 만든다? 이 정도 금액이면 관리인 하루 일당도 안 나올 것 같은데...ㅋ
이 장벽을 걷어내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편백숲 산책로를 방문할 것이고 그 후 더 돈이 되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지나가다가 편백숲 산책로를 구경한 사람들이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숙소를 찾아 온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수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이렇게 정착화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순간의 치기로 편백숲 산책로의 입장료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단지 그 멋진 공간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에 잠시 생각해봤다. 이상 포스팅 모두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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