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롬홈보다 훨씬 낫다.
식구들이 크리스마스가 낀 주말에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보러가자 했을 때 나는 속으로 망설였다.
전작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보고 음... 좀 크게 실망했었기 때문이다.
IT 업계에 20년 이상 몸 담고 있는 나로서는 파 프롬 홈에 나왔던 다수의 드론을 이용한 가상의 홀로그램 공격 같은 것들이...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게 느껴져 전혀 몰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언제인가부터 마블 코믹스에 종종 등장하는 멀티 유니버스 세계관...
현실감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이번 노웨이홈에도 그 소재가 반영되있다 해서 더욱 꺼려졌었다.
나는 좀 현실적인 모양이다. ㅋ
그런데 뭐야... 평점이 9.3이라고?
그래... 식구들이 원하는데 한번 보지 머. 크리스마스잔어.
일요일에 찾은 왕십리 CGV는 최근 내가 본 CGV의 모습 중에 가장 붐비는 모습이었다.
CGV 위에 있는 골프 연습장을 종종 이용할 때마다 CGV 로비를 지나치기 때문에 잘 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나서 CGV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을 본 적이 없다.
마땅히 볼만한 다른 영화가 없으니 모두 스파이더맨을 보러 온 것 같다.
식구들은 영화가 시작하기 전, CGV 로비에 설치된 코인 노래방 부스에 들어가서 거의 부스를 뒤집고 나왔다.
큰 녀석이 스트레스가 많았었나 보다.
곡명을 대충 기억해보면 박봄의 You and I, 하연우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 ㅋ, 소코도모의 회전목마 등이다.
나는 부스 밖에 조금 떨어져서 모르는 사람들인 척했다. ㅋ
드디어 스파이더맨 보러 입장!
이번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은 톡톡 튀는 대사, 황당하게 웃기는 시츄에이션 등이 많아 내 취향이었다.
나는 코믹한 히어로 무비를 좋아한다.
막내와 함께 어벤저스 시리즈에 푹 빠져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취향은 가이언즈오브갤럭시나 아이언맨 1~3 쪽이다. 그런데 이번 스파이더맨이 바로 내 취향 쪽이다.
심지어 그 심각해 보이는 닥터스트레인지조차 웃기다.
스파이더맨의 함정에 빠져서 그랜드캐년에 12시간을 매달려 있다가 씩씩대며 돌아온다. ㅋㅋㅋ
언제봐도 아찔한 스파이더맨 스윙 액션은 압권!
영화 초반에 MJ를 달고 아찔하게 5분 정도 날아다니는데... MJ의 숨이 막히는 듯한 표정 연기에 관객들은 더 몰입하는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
몇 년전 오사카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경험했던 스파이더맨 라이드가 생각나는 액션이다.
(Too much 스포. 원하지 않는 분들은 보지 말 것)
초창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재미있게 봐왔었던 관객들은 옛 향수에 젖어든다.
이번 노웨이홈에서는 그간 스파이더맨에 출연했었던 모든 빌런들이 총 출동한다.
일일이 이름을 다 댈 수는 없지만... 옥토 옥타비우스 박사가 개과천선해서 스파이더맨을 지원하는 것도 재미있다.
전작에 나왔던 2명의 스파이더맨과 힘을 합쳐 빌런들을 상대하는 마지막 액션은...
CG를 이용한 헐리우드 액션 무비의 진수를 보여준다.
거의 20분 넘게 깨부수고 쓰러지며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스파이더맨 한 명이 날아다녀도 정신없는데 스파이더맨 세 명이 한꺼번에 날아다니면서 4~5명의 빌런과 대결하니 더 화려하다.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이 좀 길기는 하지만 중간에 화장실 한번만 다녀온다면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은 지루함 없이 즐기다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액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IMAX나 4DX 관람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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