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빽빽히 들어선 숲... 그 숲을 가로지르는 나무 데크 길... 그리고 그 위를 걸어 걸어 숲 속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뒷 모습. 미국이나 캐나다의 유명한 국립공원 풍경이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 전라남도 장성의 국립 장성 치유의숲에서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몇이나 될까? 내 경험으로는 아직 없다.
20미터는 족히 넘을 것 같은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쳐있다. 그리고 그 나무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그늘을 만든다. 뙤약볕이 내리 쬐는 6월의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이 숲속은 청량하기 그지 없다.
이곳의 공기는...? 말 그대로 축복이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생기를 잃었던 몸과 마음이 되살아나는 기분. 향긋한 편백향과 함께 몸 속으로 피톤치드가 밀려든다. 측정할 수 없지만 공기 중 피톤치드 밀도는 최고치를 넘어 포화 상태일 듯하다.
피톤치드란?
영어로 phytoncide라고 쓰며 파이톤사이드라고 읽는다.
식물을 나타내는 phyton과 살충제를 나타내는 cide가 합쳐진 말. 식물이 해충, 박테리아, 곰팡이 등에 저항하기 위해서 뿜어내거나 분비하는 물질이란다.
몇년 전... 영상 촬영을 위해서 방문했었고 이번에 다시 찾은 축령산 장성 치유의숲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누가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치유의숲 곳곳에 나무 데크를 깔아놓았다. 그 덕에 걷기 편하고 안전하다. 거동이 약간 불편한 분들도 충분히 다닐 수 있을 듯하다. 샛길로 빠져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장성 치유의숲의 백미는 "맨발숲길"이다. 치유의숲 최고의 편백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 그 사이로 부드러운 황토길이 우리를 안내한다. 신발을 신은 채 걸어도 상관없지만 맨발로 걷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야말로 피톤치드 샤워와 맨발 지압을 함께하는 힐링 그 자체.
식구들과 함께 맨발숲길을 걷는다. 맨발숲길 중간에 만난 아름드리 편백나무는 워낙 두꺼워 초등 6학년 막내 녀석의 두 팔로는 완전히 감을 수 없다.
10분 정도 걸으니 어느새 맨발숲길의 반대 쪽 끄트머리다. 도시... 사람들... 반복되는 직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어느새 사라진 듯하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에 지나온 맨발숲길을 돌아본다. 아무리 쳐다봐도 질리지 않는 편안한 healing의 공간. 조만간 또 오게 될 것 같다... 아니 또 찾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의외로 장성 치유의숲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왜 그런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서울에서 멀어서 그럴 수도 있겠고 주변 관광지나 숙박시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성 치유의숲을 한번 경험한다면 다시 찾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50만 그루의 편백나무 숲 속에서 청량한 피톤치드 샤워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곳...
내가 아는 국내 최고의 숲, 장성 치유의숲 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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