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상을 받았던 여행지를 다시 찾았을 때, 예전만 못한 인상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월이 흘러 상업화로 예전의 수수한 정취가 없어져 버린 곳도 있고...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방문객들 사이에서 떠밀려다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편백나무 성지, 장성 치유의숲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그 순수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치유의 본성을 훼손없이 지니고 있어 좋았고 감사했다.
장성 치유의숲을 오르는 코스는 여러가지가 있으며 아래의 네곳 중 한곳에서 출발하면 된다.
① 추암주차장: 전남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669
② 대덕주차장: 전남 장성군 서삼면 대덕리 480-1
③ 모암주차장: 전남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569-5
④ 금곡주차장: 전남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 503
나는 이 중 모암주차장 쪽에서 오르는 방법을 선택했다. 숙박했던 장성숲체원 관계자 분께 "장성 치유의숲을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여쭤봤더니 모암주차장, 즉 금빛휴양타운 쪽에서 시작하는 코스를 알려주시더라.
그런데... 원래 이 길이 이렇게 좋았던가? 몇년 전 장성 치유의숲을 찾았을 때는 올라가는 길이 그리 좋지 않았었다. 그냥 일반적인 산길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찾아보니 나무 데크로 깔끔히 단장했다.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쉬엄쉬엄 오른다면 별 피로감 없이 오를 수 있을 듯하다.
아래는 장성 치유의숲 오르는 길의 초입이다. 시작부터 좌우로 숲이 빽빽하고 그 중간을 잘 정돈된 오솔길이 가로지른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정감이 간다. 오솔길에 다가가 오른쪽을 살펴보면 계곡을 따라 나무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계곡의 자연스러움을 방해하는 것 같아 슬쩍 거슬리기도 하지만 오르기에는 훨씬 수월하다. 잘 만들어 놓은 듯하다.
그렇게 데크길을 천천히 걸으며 힐링하고 있는데 갑자기 막내 녀석이 소리를 질렀다. "어...! 다람쥐다."
막내 녀석이 가리키는 데크길 주변 나무 사이를 보니 다람쥐가 왔다갔다 한다. ㅋㅋ 선뜻 다가갈 용기는 없고 해서 카메라를 들이댔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음... 내가 찍었지만 저 빠른 녀석을 참 잘도 찍었다.
장성 치유의 숲 오르는 길에는 계곡을 따라 워낙에 물이 많다.
그래서 그런가? 좌우로 줄지어 서 있는... 원래는 매끈해야 할 편백나무 들에 초록색 이끼가 잔뜩 끼어 있다. ㅎㅎ 편백나무가 초록색으로 단장한 모습은 처음 본다.
오르는 중간에 큰 입간판? 하나가 문득 보인다. "대한민국 국유림, 장성 편백나무 숲"이라고 적혀 있다. 편백나무를 깎아서 세운 듯한 "국유림" 간판 뒤로 편백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나무들의 체격이 커서 조금 비좁아 보일 정도다.
나라의 소중한 보물, 장성 치유의숲을 이용하려면 아래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쓰레기 투기나 화기 사용은 금지되며 시설물 훼손, 임산물 채취도 금지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반려동물 출입도 금지라는 것. 요즘 반려동물과 주말에 자연을 찾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조금 의외다. 합당한 이유가 있겠지만 나중에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다. 왜 반려동물 출입 금지인지...
사진을 좀 더 신경 써서 찍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아래는 장성 치유의숲 오르는 길에 만나는 사방댐의 모습.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는 훨씬 괜찮은 모습이다. 사방댐은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적절히 조절해서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세운다고 들었다. 특히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 산 아래로 내려가는 물을 컨트롤하는데 아주 유용하다는데... 하지만 나의 시선으로 바라 본 사방댐의 모습은...? 계곡을 막아 만들어 놓은... 꼭 수영장 같았다.
아래는 사방댐 전후에서 만난 계곡물의 모습. 요즘도 가끔 사무실에서 이 영상을 틀어놓고 치유의 물소리를 듣는다.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소리와 함께 영상을 감상하시길 바란다.
치유의 숲 정상에 다다르면서... 어느 순간 데크길 옆의 계곡은 자취를 감추고 하늘을 가릴만큼 빽빽이 솟은 편백나무들과 삼나무들의 자태만 보인다. 거의 다 온 듯하다.
장성 치유의숲 정상의 산림치유센터 주변에 "춘원 임종국 조림공적비"가 세워져있다. 가뭄에는 물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리면서 270만 그루의 축령산 편백나무 숲을 일구어 내셨다는데... 바로 이 분 덕에 우리가 이 아름다운 편백, 삼나무 숲에서 힐링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 감사할 따름이다.
이후 장성 치유의숲 정상에서의 이야기는 아래의 포스팅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지만 곧 여름 휴가 때 다시 한번 찾아올 것 같다. 와이프와 막내 녀석 모두 만족도가 괜찮은 편이라... 다음번에는 주변의 광주 여행과 묶어서 찾아오려 한다. 장성 치유의숲 방문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이상 포스팅 모두 마친다.
2023.06.12 - [유니크베뉴 여행] - 장성 치유의숲. 축령산 편백나무 숲속 피톤치드 샤워. 백미는 맨발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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