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낙타 트래킹 후기. 제주 꿩엿과 꿩버거 간판... 과연 실화냐?

제주 2박 3일 여행을 간다 했더니 지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그런데... 제주 낙타 트래킹 티켓...? 아니, 제주도하면 말 아닌가? 말 타고 트래킹하는 티켓이었으면 바로 이해했을텐데 낙타 트래킹?이라... 식구들에게 보여줬더니 다들 반응이 시큰둥했다. ㅋ

 

제주 낙타 트래킹과 꿩엿, 꿩버거 간판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고기국수로 점심을 해결했다. 상상했던 고기국수와는 사뭇 달랐다. 전통있는 오래된 고기국수집을 상상했었는데 아니었다. 가게는 젊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머리에 두건을 쓴 젊은 점원들이 고기국수를 서빙하는 오래된 제주 로컬 식당은 절대 아닌 것 같은... 그런 집이었다. 물론 국수 맛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 제주를 다시 가게 되면 고기국수 로컬 맛집을 찾아보리라. 

 

점심 식사 후, 우리는 계획대로 제주의 동쪽으로 향했다. 검색해보니 마침 동쪽, 우리가 가는 방향에 "낙타 트래킹 장"이 있어서 식구들에게 이야기하니... 막내의 반응이 특히 좋지 않다. 자기는 절대로 안 탄단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무서워서 싫단다. 으이그 겁 많은 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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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기에 굴할 내가 아니지. 꿋꿋하게 차를 몰아 낙타 트래킹 장으로 향했다. ㅋㅋ

 

그런데...! 낙타 트래킹 장에 도착해서 실제로 낙타를 보니, 와! 이거 장난 아니다. 정말 엄청 크다. 예전에 어린이대공원에서 지나가면서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이렇게 큰 것을 실감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정말 크다. 말보다 훨씬 큰 것 같다. 

 

낙타 트래킹 사무실로 들어가니 막내는 거의 사색이 되었다. 자기는 안 탄다며... 극렬 저항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낙타를 꼭 타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달란다. ㅋ

 

나는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이유는 무슨 이유. 그럼 여기까지 왔는데 안 타고 그냥 가냐?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티켓이 네 장이나 있는데... 이 겁 많은 놈아 ㅋㅋ 

 

나는 웃으며 벌벌 떠는 막내 녀석에게 설명해줬다. "걱정하지마. 이거 다 안전하게 하는거야. 낙타는 정말 순한 동물이란다. 그리고 옆에 전문 사육사들이 낙타를 다 잡아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 하하!" 

 

막내는 긴장이 되는지 엄마의 팔을 잡고 늘어진다. 하지만 모든 동물을 무서워하는 성격의 엄마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엄마의 얼굴도 사색이 되어 있다. ㅋㅋ 

 

분위기를 보니 낙타 한 마리에 두 사람씩 타는 모양이다. 사색이 된 두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모른다. 막내는 엄마와 타고 싶어 하는 눈치였는데 엄마의 상태가 자기만큼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갈등하더니 결국은 나를 파트너로 골랐다.

 

그래... 현명한 선택이다. 그래도 동물에 공포감이 거의 없는 내가 나을거다. ㅋ 따라서 자동으로 큰 녀석과 와이프가 같이 타야 하는 상황. 다행히 큰 녀석도 동물에는 거부감이 별로 없는 편이다. 그 점은 나를 닮은 것 같다. 

 

긴장감 속에 시간은 흐르고 흘러 바로 다음이 우리 차례가 되었다. 낙타 승강장에 올라가니 직원 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우리가 타는 낙타는 일부는 호주산, 일부는 국산이란다. 호주산 낙타 커플을 들여와서 새끼를 쳤는데 우리나라에서 낳은 아이들은 국산으로 친단다. ㅎㅎ 나는 당연히 중동 어느 나라... 즉 사우디아라비아나 리비아 같은 곳에서 들여왔을거라 생각했는데 호주산이라니... ㅋ 호주라고 듣고 보니 예전 어느 영화에서 호주 사막과 호주 낙타를 본 적이 있는 듯하다.

 

이윽고 우리 앞 순서로 낙타에 탔던 손님들이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이제는 우리가 낙타에 올라야 하는 시간.

낙타 위에 놓인 안장에 올라타니 우와! 이거 정말 높다. 마치 190cm 정도되는 성인 남자의 무등을 탄 기분이다. 하지만 막내가 동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내색하지 않았고 낙타를 탈까말까 주저하는 막내에게 말했다.

"얼른 타. 하나도 안 무서워 하하!"

 

어느덧 우리가 올라 탄 낙타가 출발했는데... 낙타의 발걸음에 맞춰서 내 허리가 휘청휘청한다. 마치 말을 타듯이 허리를 부드럽게 하면서 힘을 빼고 낙타의 리듬에 맞춰 허리를 튕겨줘야 편한 듯하다. 내 앞에 탄 막내에게 그런 요령을 친절하게 알려줬더니... ㅋㅋ 조용히 하란다. 긴장해서 신경이 날카로운 듯하다. ㅋ

 

제주 낙타 트래킹하는 와이프와 큰 녀석

 

그 상태로 낙타 트래킹 장을 한 바퀴 도는데... 오우! 나름 재미있다. 허리를 튕겨주며 낙타의 리듬에 맞추니 편한데... 워낙 낙타의 높이가 있어 약간의 스릴도 느껴진다. 한 바퀴의 거리는 불과 얼마되지 않는다. 다만 낙타 자체가 워낙 느릿느릿 움직여서 시간이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중간 정도를 지나니 막내도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린 듯. 뒤에 있는 나를 슬쩍 돌아보며 말한다. "아빠... 이거 괜찮은데?" ㅋㅋ

 

그제서야 나도 안심이 되어 주머니의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낙타의 리듬 때문에 사진 찍기가 쉽지는 않다. 아들과의 셀카를 찍고 싶었지만 오른손이 안장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있어 왼손으로 셀카를 찍기는 어려웠다. 대신 우리 앞 낙타를 타고 있는 와이프와 큰 녀석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데 성공했다. 물론, 중간에 낙타 무리 전체를 세우고 사육사들이 사진을 찍어준다. 이 사진을 인화해서 출구에서 파는데 가격은 만만치 않다.   

 

제주 낙타 트래킹하는 와이프와 큰 녀석의 뒷모습

 

그렇게 10분 정도의 낙타 트래킹이 끝나고... 우리는 낙타 승강장으로 돌아왔다. 낙타에서 내린 후, 낙타 트래킹 사무실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막내 녀석이 우리가 탄 낙타의 사진을 찍어 가잔다. 으이그! 감성 풍부한 녀석 같으니라구. 그 사이에 살짝 정이 들었는지 그 낙타의 모습을 담아가고 싶은 모양이다.

 

막내가 원한다는데... 아빠가 나서지 않을 수 없지. 낙타 타고 계신 모르는 분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찍어 놓고 보니 ㅎ 사진이 꽤 잘 나왔다. 그리고 낙타가 정말 착하고 귀엽게 생긴 듯하다. 

 

우리가 탔던 낙타의 모습

이 낙타 녀석... 어찌보면 살짝 웃고 있는 듯. ㅋ

 

우리가 탔던 낙타의 모습. 살짝 웃고 있는 듯

 

귀엽고 착하게 생겨 보여도 이 낙타... 정말 크다. 그런데 낙타 다섯 마리 중 맨 마지막에 있는 이 녀석이 가장 작은 놈이다. 참고하시라. 

 

우리가 탔던 낙타의 모습. 이 녀석이 가장 작은 놈

 

그렇게 우리의 낙타 트래킹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막내를 포함, 식구들은 호평 일색. 무서워하던 막내를 설득해서 태우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나도 언제 다시 낙타를 타보겠나 ㅋ 이렇게 제주도에 왔고... 지인이 티켓을 줬으니 한번 타보는 거지. 나름 좋은 경험 한 것 같다.

 

그렇게 다음 행선지를 향해 가는데 희한한 간판을 발견했다. 거기에는 꿩엿, 꿩버거라고 적혀 있었는데... 처음에 그 간판을 보고는 이게 실화인가 싶었다. 

 

제주 꿩엿 꿩버거 간판

 

아니... 꿩엿? 꿩버거? 꿩만두와 꿩칼국수는 이해가 가는데 말이야. 

도대체 꿩으로 왜 엿을 만들어 먹는거지?

꿩으로 엿을 만들면 무슨 맛인가? 꿩맛인가, 아니면 엿이라 달달한가?

꿩버거는 또 뭐야... 치킨 버거랑 비슷할 것 같기는 한데... 한 2만 원 할라나?

 

 

제주도... 참 재미있는 곳이다. 낙타 트래킹에 꿩엿, 꿩버거까지... 낙타 트래킹은 체험을 했지만 꿩엿, 꿩버거까지 체험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식구들과 한바탕 웃고는 다음 행선지로 차를 달렸다. ㅎㅎ

 

제주 꿩엿 꿩버거 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