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목은 엄청나게 고급스러운 식당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본 장어덮밥, 히츠마부시 1인분에 38,000원의 거금을 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38,000원이면 웬만한 한끼 식사의 4배에서 5배나 되는 가격이며 여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한 접시 가격입니다. 거기다가 일종의 곱배기인 특히츠마부시의 가격은 56,000원이라는데 ... ㅎㅎ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특히츠마부시는 먹다가 해운대 해목에서 배터지실 수 있습니다.
사실 기본 히츠마부시의 양도 꽤 됩니다. 참고로 저는 성인 남자인데요. 기본 시켜서 삼분의 일 정도를 남겼습니다. 물론, 해운대 해목의 명성에 걸맞게 맛있기는 합니다. 민물 장어의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 탱탱합니다.
장어 한 마리가 그대로 밥에 올려져 나오기 때문에 장어 좋아하시는 분들은 해운대 해목에서 만족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간도 적절한 것 같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양이 너무 많아 약간 고역일 수 있습니다. 장어의 양도 많지만 밥의 양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에 비해서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반찬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 장어에 환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저처럼 빠르게 물리실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차라리 가격을 25,000원 정도로 낮추고 양을 좀 줄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해운대 해목의 식사를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식전주라는 것도 한번 시켜봤는데요. 양 많은 것이 해운대 해목의 mission인지... 이것도 양이 장난 아닙니다. 사케인지 청주인지 조금 헷갈립니다만 식전주 한잔(8천 원)에 사케 반 병 정도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용도가 식전 입가심이라면 둘이서 하나 시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해운대 해목은 음식보다는 식당의 외관과 인테리어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대형 일식당의 외부 전체를 여러 개의 작은 조명으로 밝혀 놓았는데 밖에서 보면 정말 그럴듯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영화 킬빌의 사무라이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내부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습니다. 하지만 음식의 양과 가격에 살짝 마음이 상한 저에게는 38,000원의 가격을 합리화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밖에 보이지를 않네요.
다섯 명이 방문해서 식전주와 5인분 시켰고요. 요상한 크림치즈 푸딩 하나(모찌리도후)에 튀김 하나 시켰는데 거의 25만 원 나왔습니다. ㅎㅎ 장어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모를까 저 같은 사람이 해운대 해목을 다시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가게는 손님으로 가득하더군요. 마케팅의 승리일까요?
이 정도 예산하신다면 차라리 해성막창을 추천합니다. 햐... 정말 이렇게 고퀄리티의 음식을 이렇게 저렴하게 파는 곳은 처음 봤습니다. 보통 서울에서 대창이나 막창 1인분에 2만 원은 가뿐히 줘야 합니다만 해성막창은 대창과 막창이 1인분에 12,000원입니다. 대창과 막창이 눈으로 보기에도 신선한데 구워서 입에 넣으면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6명이서 배 터지게 대창과 막창을 먹고 곱창전골에 볶음밥까지 먹어도 20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해성막창의 음식 퀄리티와 가격에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부산을 다시 온다면 여기는 무조건 재방문입니다.
해운대 해목 포스팅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정말 장어를 사랑하는 분들이고 1인분에 38,000원의 가격이 가뿐하다면 해운대 해목이 괜찮은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이 별로 많지 않다거나... 장어가 괜찮기는 하지만 환장하지는 않는다라는 분들은 해운대 해목의 방문을 재고해 보셔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 포스팅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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