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서의 1박 2일 여행. 원래는 이튿날 아침에 돼지국밥을 먹기로 했었는데... 아이들의 기호를 존중해서 브런치를 먹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해운대역 4번 출구 뒤편으로 해리단길이라는 거리가 있더군요. 몇 개의 브런치 카페를 후보로 지정한 후, 아침 산책 겸 해리단길을 찾아가 기웃기웃한 끝에 선택한 곳. 바로 브런치 카페 오프온입니다. 베이지 컬러의 원목 감성이 물씬 나는 가게의 외관과 내관, 친절한 직원 분들, 맛있는 음식이 잘 어우러진... 괜찮은 해리단길 브런치 카페였습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의 해리단길은 한산했습니다. 이곳이 해리단길이 맞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거리에 아무도 없더군요. "함께#해리단길"이라는 큰 사인이 없었다면 아마도 찾기 힘들었을 겁니다.
"함께#해리단길"이라는 사인 우측으로 쭉 걸어 들어가니... 점점 서울의 성수동 같은 풍경이 나타났습니다. 어떤 카페는 가정집을 개조한 듯해 보였고요. 어떤 곳은 가정집에 입간판만 달아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우리의 눈에 들어온 브런치 카페 오프온. 나무 창살과 베이지색 어닝이 아늑하고 소담스러워 보여 12월 쌀쌀한 아침 공기를 피할 수 있는 공간처럼 보였습니다. 이곳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낙점!
브런치 카페 오프온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은 아무도 없고 직원 한분이 아침 장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제일 구석에 네 식구가 자리를 잡고 프렌치 토스트, 에그인헬, 오프온 샌드위치+감자튀김을 주문했고요. 음료는 청포도 에이드와 따뜻한 아메리카노.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큰 부담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프렌치 토스트는 저의 최애 메뉴라서 가장 먼저 선택되었습니다. 그리고 에그인헬은 며칠 전 TV에서 누군가 캠핑 음식으로 준비한 것을 봤는데... 해장이 되는 토마토 스튜라고 들어서 한번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오프온 샌드위치+감자튀김은 큰 녀석이 골랐네요.
에그인헬이 가장 먼저 나왔는데... 오우 기대 이상입니다. 얼큰한 토마토 스튜에 치즈와 계란이 얹혀져 있는데 먹을수록 속이 뜨끈해지는 것이 꽤 맛있었습니다. 어제 술도 안 먹었는데 속이 확 풀리는 듯했습니다. 자주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프렌치 토스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맛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salty한... 그러면서 달지 않은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오프온의 프렌치 토스트는 달콤하면서 고소한 견과류가 얹혀진 맛이네요.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두툼한 빵에 계란이 잘 배어들어 식구들이 모두 잘 먹었습니다. 시럽이 곁들여져 나왔는데 나중에 찍어 먹어보니 메이플 시럽은 아니고 흑설탕 시럽인 듯했습니다. 괜찮았습니다.
오프온 샌드위치+감자튀김은 아보카도의 향연이었네요. 생김새가 꼭 햄버거 같아서 강한 고기 맛을 기대했는데... 샌드위치가 맞습니다. 싱싱한 채소와 아보카도 위주로 속이 채워져 있고 약간의 베이컨과 치즈가 곁들여져 있었습니다. 에그인헬을 열정적으로 흡입한 후, 프렌치 토스트로 입가심을 했더니 배가 불러 샌드위치는 맛만 봤습니다. 오늘 사진은 모두 요즘 감성으로 찍어봤습니다. 이렇게 일부만 보이게 찍는 것이 요즘 감성이라지요? ㅋㅋ
결론적으로 브런치 카페 오프온의 음식은 괜찮았습니다. 재료와 맛 모두 흠잡을데 없었고요. 5만 원 정도의 음식을 주문해 네 식구의 아침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청포도 에이드와 아메리카노도 좋았습니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다시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는 해운대 해변을 산책했습니다. 바람이 조금 불기는 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기분 좋게 해변을 거닐었네요.
요즘 감성 사진을 보여줬더니 막내가 해변을 온통 세로로 찍어놨습니다. ㅋㅋ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가졌던 기억... 최근에는 없네요. 여러 가지 일로 몇 년간 이런 여유와 행복을 느낄 새가 없었던 듯합니다. 부디 이런 시간이 우리에게 자주 오기를 바라며 포스팅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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